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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아들 현이(세번째)

작성자 어진이 게시물번호 17206 작성일 2023-07-24 12:19 조회수 5088

막내 아들 현이(세번째)   2005-3-22

지난 4월에도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탈락이 되었고, 그때도 여자가 선택되었는데…… 이번에도 둘중에 하나! 거기다 여자! 우리회사에서 성실하게 일한 사람! 이상하게 마음이 조여들기 시작했다.
‘
그 여자만 아니면 현이가 되는 것은 받아 논 밥상인데…’
‘
만약 현이가 안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을 blame하지 말자’
‘
그리고 현이가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
현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막내는 자원봉사를 시작했고, 열심이 하고 있었다. 화요일 저녁, 온 가족이 말은 안했지만 생각하는 것은 한 가지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인터뷰한 여자냐? 아니면 막내 현이냐?  아내도 뒤척이면서 잠을 설치는 것 같았다. 나도 잠을 설쳤다.
‘
도대체 자식이 뭐길래~!’
‘
이번 주말까지는 결정이 나겠지…”

수요일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평소에 하던 것처럼 computer를 켜고 e-mail을 check했다.
‘
어~ Brian한테서e-mail이 왔네!’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Mouse를 잡은 손이 경련을 일으켰다. 눈을 질끈 감고 click했다.
눈을 뜨는 순간,
“
현이를 채용하기로 했다. 아직까지는 너와 나만 아는거다! 수요일 오후에 현이한테 전화 연락이 갈꺼고, 목요일에 모든 서류에 sign을 할꺼다.”
Brian
이 고마웠다! 내가 애를 태우는 걸 알고 화요일 저녁에 보낸 e-mail이었다.

우선 아내 세탁소에 전화를 했다. 일부러 목소리를 깔았다.
“
여보 힘 안들어?”
“
아니, 괜찮아요”
“
나 당신한테 할 이야기가 있는데…” 맥없는 목소리!
“
현이 이야기야?”
“
어~” 더 맥없는 목소리!
“
안~됐구나~!” 아내의 목소리가 애처로웠다.
“……”
“
할수 없지 뭐~”
“……”
“
여보~, 우리 현이 어떻게 하지~?” 아내의 목소리는 울기 직전이었다.
“……
어떻게 하긴~ 우리 회사에 다니면 되지”
“…???”
아내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내가 너무 심했나?
“……
여보~, …현이가… job을… 잡은거야?”
“
그래”
“
정말~?”
“
그렇다니까”
“
야~~ 야~~~ 와~~ 와~~~ 아~~~~~~~”
아내는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맘껏 소리지르게 가만 놓아두었다.
한참 괴성을 지르던 아내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
여보~ 여보~~~ 당신……”
“……”
“
당신 울어~? 울어~?”
“……
응~ ……”
나도 가슴이 찡~했다.
‘
얼마나 가슴을 졸였으면……’
‘
얼마나 좋았으면…… 저렇게 소리를 지르다가 울까?!’
‘
하나님, 감사합니다’

“
현이한테 전화할까?”
“
사모님, 참으세요. 지금 공부 가르칠텐데”
“
빨리 알려주면 좋은데…”
“
참았다가 점심시간에 전화해”
“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
너무 흥분해서 실수하지 말고 일 잘해!”

전화를 끊고 Brian 사무실에 내려갔다.
“Brian,
고맙다”
“
고맙긴? 내가 고맙지, 좋은 일꾼을 소개해줘서”
“
야~ 그런데 내가 너와 이야기한게 아무래도 맘에 걸린다”
“
그렇게 생각하지마. 다섯 명이서 그 여자를 인터뷰했는데, 다섯 사람 모두 만장일치로 현이를 채용하기로 했어. 나 혼자 한 결정이 아니야”
“
좌우지간 고맙다”
“
천만에” Brian의 사무실을 나섰다.
날아갈 것 같았다!

“
도대체 자식이 뭐길래……” 혼자 중얼거렸다.


꼬리글: Sonia에게 Squash를 가르쳐 주길 정말 잘한 것 같다. Squash를 치고 오면서 Sonia가 내게 정보를 주지 않았다면 막내가 직장을 잡았을까? Sonia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Squash를 더 잘 가르쳐 줘야겠다.

온 가족이 막내가 직장을 잡은 걸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걸리는게 있었다.
‘
마지막 까지 경선을 벌인 그 여자와 가족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
지난 4월달에 우리가 느꼈던 그런 심정이겠지?’
내 아들이 직장이 되었기 때문에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 여자도 빨리 직장을 잡았으면 참 좋겠다.

현이는 자원봉사를 그만두고 소뿔도 단김에 뽑으라 했다고 그 다음 주 월요일 부터 출근했다. 아내는 오후2~3시 까지 침대에서 딩구는 막내를 보지 않는게 제일 좋다고 했다. 막내는 나에게 소개비로 여름에 Golf green fee를 세번 내어 주기로 약속했다. 막내는 벌써 넉달을 일했다. 막내는 대학에서 Robot에 아주 관심이 많았었는데, 그 덕을 톡톡히 보는 것 같았다. 주위에서 인정을 받아서 4월에는 회사에서 거금(?)을 들여 일 주일간 교육을 보내준단다.

백수시절에 막내가 오후 2~3시 까지 침대에서 딩구는게 싫어서 Health Club Membership을 사주고 점심시간에 억지로 끌어내서 일 주일에 두번씩 Squash를 쳤었다. 그 덕분에 막내는 지금 회사에서 Squash Club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15명이 참석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그덕에 Health Club에서는 Corporate Membership을 허락해 주어서 모두 20%의 할인을 받게 됐다. 현재는 막내가 Squash ranking 1위이고 내가 3위이다. 언젠가는 막내를 깨고 내가 1위가 되는 꿈을 꾸어 본다. 꿈이 너무 야무진가?

 

은경이: 정말 멋져요~ *^^*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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