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제공 JNC TV
한미 시민단체 “반전·평화 운동, 글로벌 연대 확대해야”
-트럼프 대항운동 현황 공유 온·오프라인 집담회…90여 명 참석
-한국전 종전·평화협정 체결 필요
-“반전 운동, 미·중·러 핵 문제로 확장해야”
4월 1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트럼프 대항운동 현황 공유와 연대를 위한 한·미 시민단체 집담회’가 온라인 줌 및 오프라인(서울 용산구 NPO지원센터 ‘주고받다’ 교육장) 병행 형식으로 개최됐다.
이번 집담회는 자주통일평화연대가 주최하고 액션원코리아(AOK), 코리아국제평화포럼(KIPF), 평화의길, 자주통일평화연대 국제연대위원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미주·유럽 동포 사회에서 활동하는 시민사회 활동가 90여 명이 참석했다. 집담회에서는 트럼프 2기 정권과 관련한 대응 전략과 한·미 시민사회의 연대 방안이 심층 논의됐다.
집담회는 총 4명의 발제와 3명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갑송 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은 트럼프 정권 아래 이민자 탄압 실태를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했다. 취임 이후 200만 명 이상의 이민자가 미국을 떠났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역대 사법기관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운용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가 암호화폐 사업으로 5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민간 운영 이민자 수용소가 하루 160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백인의 나라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MAGA 운동을 MAWA(Make America White Again)로 재정의했다. 김 국장은 힐튼 호텔과 디즈니 보이콧 운동 성공 사례, 민주당 정치인 당선 운동과 연방의회 로비 사례를 소개하며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내란법 위기에 대해 경고하며 “한국보다 대통령 권한이 큰 미국에서 내란법이 통과되면 계엄을 막을 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예림 노둣돌 활동가는 트럼프 현상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미국 제국주의 구조의 연장선상에서 분석했다. 그는 전쟁이 제국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필연적 도구임을 강조하며, 트럼프 지지층조차 구조적 배신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시작된 노둣돌 캠페인은 미국 내 100여 개 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미국은 한국에서 나가라, 한미동맹 체제의 종식, 북에 대한 모든 공격과 위협 중지, 전쟁경제의 종식”을 요구해왔다. 최 활동가는 정치 교육과 선전 활동을 통해 제국주의 실체를 알리는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현숙 코리아피스나우 전국코디네이터는 한반도 문제의 구조적 본질을 분석하며 코리아 전쟁의 공식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 운동을 소개했다. 그는 “전쟁 지속은 한반도 안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며 언제든 냉전이 열전으로 전환될 수 있고 핵무기 사용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인 대부분은 코리아 전쟁이 끝났다고 믿고 있으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35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조 활동가는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 입법과 미·한 연합 군사훈련 재검토, 미군 주둔 및 태평양 군사비 지출 축소와 투명성 확대를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원군사위원회에 미군 기지촌 관련 자료 공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고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최은아 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은 트럼프 2기 경제 압박의 실상을 분석하며 미국의 관세 및 비관세 요구,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사실상의 약탈”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의 압력이 한국 내 600만 개 일자리 창출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시민사회가 광장을 중심으로 한 대응을 통해 주권과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사무처장은 윤석열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미국 정책에 대한 규탄을 넘어 한미동맹의 종속적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론에서 여지연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한미 관계와 한반도 평화운동의 역사적 성격을 짚으며 기존의 국가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민중 중심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문제는 트럼프나 특정 정치 세력이 아니라 무관심한 다수의 미국인들”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무관심으로 확장해 진단했다. 이어 한국 사회 역시 보수·진보 갈등과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고통받는 일반 시민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미 연대 활동은 이러한 민중의 삶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 교수는 특히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변화한 점에 주목하며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약소국이나 피해자 국가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무기 수출과 국제 질서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역시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반제·반전 운동의 의제를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핵전쟁 위험 등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핵전쟁 위험은 북한 때문이 아니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의 구조적 군비 경쟁에서 비롯된다”며 한미 관계를 넘어선 국제적 시야 속에서 연대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집행위원장은 대학가 청년세대의 극우화 현상과 트럼프 옹호 경향을 분석하며 구조적 교육과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동규 해외촛불행동 변호사는 ‘7문7답’ 형식을 통해 트럼프를 둘러싼 마가(MAGA) 세력의 초국적 결탁 실태를 분석했다. 그는 한미 극우 3인방으로 애니 챈, 고든 창, 모스 탄을 지목하고 미국 보수연합이 설립한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와 그 파트너인 CPAC코리아(한국보수주의연합)의 구조와 활동을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들 극우 세력이 한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정치적·이념적 동기와 경제적·사업적 동기로 분석하며 한미 극우 결탁이 실제 외교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가 SNS에 “한국에 숙청·혁명이 일어났는가”라는 글을 올린 사례를 들며 외교 교란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그는 대응 전략으로 ‘다윗의 전략’을 제시하며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법안 지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민 개개인이 외교 주체로 나서 미 의회를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 입법을 촉구하는 ‘시민 주권 외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집담회는 트럼프 2기의 파고를 넘기기 위한 전략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트럼프 개인을 넘어 미국 시스템과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한국 역시 책임 있는 연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입법, 시민 공공외교, 극우 초국적 결탁 차단 등 제도적 대응이 요구된다. 셋째, 한국 촛불 경험과 미국 내 이민자·노동자·청년 운동이 결합된 국제 연대의 심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시됐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트럼프 2기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구조적 위기이자 한반도 주권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남은 임기 동안 한미 시민사회가 종속적 동맹의 관성을 끊고 어떤 수준의 연대를 구축하느냐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은아 사무처장은 채팅창을 통해 “한미 시민사회가 전쟁과 경제 약탈에 반대하고 주권과 평화, 인권 증진의 방향으로 연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