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들려오는 미국과 이란의 분쟁 뉴스를 볼 때면 참 마음이 무겁고 답답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앨버타의 재정 상황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씁쓸하고 아이러니한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지구 반대편의 비극이 우리 지역 경제에는 엄청난 호황을 가져다주고 있으니까요.
올해 초만 해도 주 정부는 배럴당 60달러 선을 기준으로 약 94억 달러의 예산 적자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중동 사태로 유가가 90달러에서 100달러 선까지 폭등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계산해 보면 앨버타는 원래 예상했던 수익 외에도 매일 약 5,500만 달러에서 7,400만 달러의 이른바 '전쟁 프리미엄'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1년으로 치면 최대 26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오일머니가 추가로 들어와, 골치 아프던 적자를 단숨에 메우고도 1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죠.
이 돈은 단순히 우리 주에만 머물지 않고 캐나다 전체를 지탱하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합니다. 앨버타 에너지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연방 정부로 들어가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 자금은 타 주를 돕는 재정 지원의 바탕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캐나다 전체가 글로벌 위기의 구조적인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금고가 꽉 찬다고 해서 평범한 우리의 삶이 마냥 윤택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가 폭등은 곧장 치솟는 주유소 기름값으로 이어지고, 물류비가 오르면서 마트의 식료품비와 전반적인 생활 물가를 무섭게 끌어올리니까요.
타국의 분쟁으로 국가 재정은 튼튼해지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인플레이션의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는 양날의 검 같습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분란을 조장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의 불안과 누군가의 불행을 발판 삼아 경제가 돌아간다는 사실이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 평화가 찾아오기를, 그리고 무섭게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도 조금은 진정되기를 바래봅니다.
다들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