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System Thinking 기법을 활용하여 필자가 김어준의 사업모델을 재미삼아 분석해 본 글이다.
김어준은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해 보았던 필자는 대중적이지 않은 정치, 시사를 주제로 엔터테인먼트화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한 김어준의 능력은 탁월하다고 평가한다.
김어준은 B급 저널리스트인가? 아니면 고상한 정치 엔터테이너인가? 오늘은 이러한 질문은 접어두고 김어준이 성공한 사업가라는 점을 전제로 그의 사업모델이 갖는 위험요소와 기회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우선 그림 하나를 먼저 설명하고 시작하겠다.
손으로 그린 그림은 하나의 시스템 다이아 그램으로서12.3 비상계엄 전후에 <겸손은 힘들다> 방송에서 각종 음모론이 작렬할 때를 상정하여 당시 그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이 그림은 5개의 화살표로 인과관계를 설명하고 있는데, 5개 화살표 각각이 설명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번 화살표는 음모론으로 흥미와 불안을 조성하면서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그 결과로 구독자수와 동영상 조회수를 얻는 과정을 설명한다.
2번 화살표는 관심도와 조회수가 증가 하면서 이에 자극받아 또 다른 음모론을 제기하여 시청자의 관심과 동영상 조회수가 증가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3번 화살표는 1번, 2번 화살표가 작동하는 동안 사실보도와 사실에 근거한 뉴스해설 이라는 언론본연의 사명에 복무하는 활동이 지연(delay)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4번 화살표는 이러한 “지연”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음모론” 이 계속 누적되고 대중의 관심도와 구독자수, 동영상 조회수가 점점 증가하면서 팬덤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5번 화살표는 팬덤화된 구독자들이 음모론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슈퍼쳇을 보내고 쇼핑몰에서 기획상품을 구매함으로써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김어준의 팬덤을 기반으로한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 광고주나 플랫폼의 규제 압력 으로 부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독자적 지상파급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 점은 종래의 B2C 사업모델과 다른 것으로서 자신이 기획하고 그 기획안이 상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엔터테인먼트화 하여 방송으로 보여 줌으로써 시청자들이 나도 저 상품을 하나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도록 한다. 이러한 사업모델의 성과는 놀라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주)딴지그룹의 2025년도 사업 실적을 보면 연간 매출액 455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 당기순이익 48억 원이라는 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2.5배, 3.8배, 6배라는 가공할 만한 폭증세를 기록했다. 이 놀라운 수치는 전통 일간지인 한겨레신문 매출의 60%에 달하며, 경향신문의 영업이익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역대급 호황의 내막을 짚어보면, 시청자의 정치적 효능감과 불안을 완벽하게 돈으로 환원해 낸 “음모론 순환 비즈니스”의 고도화된 메커니즘을 마주하게 된다. 위기를 먹고 자란 이 경제 공동체가 마주한 기회요인과 내포된 치명적인 위협요인은 유튜브가 제공하는 플래폼을 이용한 대안언론의 자립이라는 명분을 넘어, 우리시대 공론의 장에 심각한 부작용을 예고하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김어준의 비즈니스 모델은 사회·정치적 격변과 불안을 마케팅 동력으로 삼고있다. 이러한 평가가 가능한 것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겸손 방송국 주변에 군인이 배치되었다는 소식이나, 자신이 체포 대상이었다는 국회 증언 등 극단적인 위기설이 제기될 때마다 팬덤의 결집력은 폭발했었고, 실제로 계엄 정국 직후 단 일주일 만에 8,700만 원이 넘는 국내 1위의 슈퍼챗 후원금을 쓸어 담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흥미와 불안으로 관심을 끌어 조회수를 늘리고(1, 2번 화살표), 팬덤화된 시청자가 자발적으로 주머니를 열어 후원금과 고가 물품 구매로 화답하는(5번 화살표) 인과구조가 완벽한 재무적 지표로 치환된 것이다. 특히 유튜브 광고나 대기업 협찬에 의존하지 않고 딴지마켓 중심의 자체 기획 상품으로 매출의 95% 이상을 올리는 제조업적 구조는 플랫폼과 외부 규제로부터 독립된 강력한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외부의 공격이 거세질수록 진영의 성벽은 공고해지고 매출은 가파르게 오르는, 정치가 요동 칠수록 돈을 버는 독점적 구조를 확립한 셈이다.
이러한 화려한 실적의 이면에는 시스템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위협요인이 상존하고있다. 가장 본질적인 위험은 음모론이 작동하는 동안 사실보도와 뉴스 해설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이 무한히 지연(3, 4번 화살표)되면서 쌓이는 신뢰 리스크이다.
자극적인 의혹과 음모론이 반복될수록 외연 확장은 불가능 해지며, 주장했던 내용이 공식적으로 반박당하거나 가짜뉴스로 판명될 때마다 비즈니스의 근간인 도덕적 정당성이 훼손된다. 더욱이 강성 고관여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신념 비즈니스는 무한히 확장할 수 없는 성장의 임계점을 지닌다. 최근 진영 내부의 노선 갈등이나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수만 명 단위의 구독자가 실시간으로 이탈하는 현상은 이 견고해 보이는 요새가 얼마나 쉽게 균열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이러한 이유로 김어준은 최근 민주당 갈등의 중심에 있는 정청래 전 대표와 유시민의 출연을 제한하고 있는 것 같고, 정청래와 유시민이 최근 박시영 TV에 출연한 것도 같은 이유로 판단된다. 김어준이 몸을 사리자 정청래와 유시민은 다른 채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팬덤을 기반으로 정치를 종교화하여 현금화하는 비즈니스는 단기적으로는 역대급 호황을 누릴지언정, 장기적으로는 비판 기능을 마비시키고 민주주의를 퇴보시킬 뿐이다. 분별력을 상실한 대중이 깨어나지 않는 한, 대중의 불안을 자양분 삼아 폭주하는 이 음모론 경제학의 위험한 질주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것은 또한 사업가 김어준의 가장큰 고민 거리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