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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클립보드입니다.
오랜만이죠?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 여행하는 동안 가장 뿌듯했던 날은 4 월 10 일 이었고, 가장 분노했던 날은 4 월 14 일 이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난한 것은 역사적인 쾌거였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국제민감이슈, 특히 이스라엘에 대해 이런 과감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난생 처음 보는 일이라 충격적일만큼 신선했습니다.
한국의 용기있는 문제제기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똥싼 자세로 빌빌거리고 있던 유럽과 캐나다 등 서구세계에 큰 영감을 제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화들짝 놀란 것은 트럼프 행정부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강력비난한지 불과 나흘만에 느닷없이 반명 극보수 태극기부대 지지자로 잘 알려진 한국계 인사를 주한미국 특명전권대사에 지명했습니다. (나는 이미 지난 해 7 월 올린 글에서 ‘공석중인 주한미국대사에 공화당 연방하원의원(당시) 미셸 스틸 박(한국명 박은주)을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외교 무대에서 대사 임명은 통상적으로 긴 검증과 조율을 거치는 정무적 과정입니다. 오랫동안 유보되었던 미셸 스틸(Michelle Steel) 주한미국대사의 지명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 발언 직후 불과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한국의 입장 표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이고 전략적인 외교적 대응을 가동했을 개연성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와 2 기를 가릴 것 없이 거의 맹목적이다시피한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해 왔습니다. 한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이스라엘 비판은 단순한 중동정책의 이견을 넘어, 미국 주도의 글로벌 외교 노선에 대한 이탈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핵심 우방국 이스라엘을 비판함으로써, 자신들의 국제적 리더십에 부담을 주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셸 스틸은 미국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며 중국과 조선(북한)에 대해 매우 강경한 목소리를 내오던 인물입니다.
한국의 현 정권(이재명 정부)의 정반대 진영을 지지하고 교감하는 인물을 대사로 파견하는 것은 주재국 정부에 대한 적대적 견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보하던 카드를 이 시점에 갑자기 꺼내든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인과관계가 작동했을 개연성이 큽니다.
미국은 한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을 적대적 이탈신호로 인식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으로 강경파 대사를 임명함으로써, "미국의 핵심 외교 이익에 반하는 독자 행동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나흘이라는 짧은 시간은 사전 준비된 카드를 사태 발생 직후 즉각 재가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충격 요법(Shock Therapy)'입니다.
중동 문제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한국 정부가 향후 대북·대중 문제에서도 미국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북·반중 강경파인 미셸 스틸을 내세워,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중국 견제 전선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미리부터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주재국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인물, 특히 야권(반이재명 그룹)과 소통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을 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매우 계산된 행보입니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국내 정치적 역학 관계를 지렛대 삼아 이재명 정부의 외교 주도권을 견제하고, 한미동맹의 틀 내로 현 정권을 강하게 예속시키려는 고도의 압박전술입니다.
4월 10일의 이스라엘 비판과 4월 14일의 대사 임명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뚜렷한 인과관계를 가집니다. 이재명 정부의 중동 외교 발언이 '트리거(Trigger)'가 되어,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힘을 통한 압박'이라는 외교적 반작용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대사 한 명의 인선을 넘어, 향후 한미 관계가 철저한 이해관계와 견제, 그리고 노선 이탈에 대한 즉각적인 적대적 페널티가 주어지는 차가운 현실 정치의 시험대에 올랐음을 시사합니다.
아그레망 거절하세요.



